[인터뷰]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 “환자 중심 의료정보 생태계 도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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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역삼 위워크에서 만난 블록체인 개인의료정보 플랫폼 메디블록(MediBloc)팀.

“지금까지 의료데이터는 출처가 불분명하고 개인의 동의 없이 하나로 뭉쳐져 팔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수익이 개인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상 개인의 의료 정보는 환자가 아닌 병원과 기관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병원마다 환자에 대한 기록을 갖고 있으나 개인정보보호법에 맞물려 공유될 수 없고, 환자는 병원을 옮길 때마다 몇 번이고 같은 검사를 반복하거나, 자신의 의료정보 수집을 위해 이전 의료기관을 일일이 방문해 수수료를 지불하고 종이문서의 진료기록(의무기록사본)를 떼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6월 8일 역삼 위워크에서 만난 이은솔(34·사진) 메디블록(MediBloc) 공동대표는 낙후된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며 “저희가 그리는 미래는 간단하다. 환자가 중심이 되는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솔 대표는 서울 과학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의대를 졸업,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거쳐 현재 고교 동창인 삼성전자 출신 치과의사 고우균(34) 대표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개인의료정보 플랫폼 메디블록을 공동 경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 의료산업 내에서도 병원 간 진료기록 공유에 대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이렇다 할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해외의 경우 정부와 병원이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12년부터 ‘블루버튼(blue button)’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환자가 병원내 자신의 의료정보에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보험사 산하 병원 또는 파트너 병원끼리 환자의 진료기록을 공유하고 있다. 싱가폴 정부는 헬스케어서비스의 일환으로 병원에 기술과 자금 지원을 통해 환자의 의료정보를 전자문서화해, 환자가 열람 및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해외 사례 역시 “사실 반쪽짜리”라며 “개인이 전자문서를 보험사나 제약회사에 제출했을 때 조작 의심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저희는 여기에 블록체인을 더해 데이터의 진본을 증명할 수 있게끔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메디블록 플랫폼을 통해 환자가 병원에서 직접 받은 자신의 데이터를 스스로 저장 및 공유함으로써 개인정보보호법상의 저촉을 피하고 의료정보의 주체를 의료기관에서 의료 소비자로 전환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빅브라더 아닌 환자 중심 의료정보 꿈꾸다

이은솔 대표는 향후 5~10년내 의료데이터 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정보의 주체가 개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전자문서가 중앙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고 위변조에 취약한 반면, 탈중앙화 및 투명성을 특징으로 갖는 블록체인을 통해 의료 데이터의 무결성을 확보하면 환자는 자신의 의료 정보가 진본임을 증명해 직접 자신의 의료 정보를 관리·공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IBM의 경우, AI 닥터 ‘왓슨’과 같은 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몇조원 들여 헬스케어데이터 그룹을 인수하는 등 전 세계가 의료데이터 사들이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제까지는 거대 IT 기업 빅브라더(Big Brother)*들이 개인 정보를 맘대로 사고 팔았다면 이젠 그걸 개인에게 돌려줄 때가 된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메디블록은 올해 말 정식 서비스 오픈을 통해 개인의료정보 서비스를 개인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되 환자와 제약회사 등을 연결하는 ‘데이터 마켓’ 중개사업으로 환자가 자신의 의료정보를 의료기관에 직접 파는 수익 구조를 이끌 예정이다.

예를 들어, 약값 부담이 만만치 않은 희귀병 환자의 경우 본인의 치료 데이터를 제약회사와 병원 등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그에 달하는 보상을 직접 받는 시스템이다.

8일 역삼 위워크에서 만난 블록체인 개인의료정보 플랫폼 메디블록(MediBloc)팀.

“블록체인 정의 수립 및 여론 공감대 중요”

이에 앞서 이은솔 대표는 개인의료정보관리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정부의 발판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에서 블록체인을 장려한다고 하지만 부서 내에서 입장차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닌 블록체인에 대한 정의를 수립해 스타트업들에게 이 산업을 이용할 수 있는 발판을 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의료정보 관리에 대한 사람들의 공감대 형성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메디블록은 정부와 정치인, 기업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개인의료정보 관련 공감대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블록 외에도 많은 스타트업과 정치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접촉한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는 일이기 때문에 좋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처럼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도 개인이 자신의 의료정보를 통해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원격진료, AI 진료 등 모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메디블록은 조만간 국내 대형 병원들과 추진한 PoC(개념검증) 결과를 발표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으로의 확장 계획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인터뷰에 앞서 메디블록은 글로벌 거래소 DEx.top에 메디블록의 ERC20 토큰인 ‘MEDX’의 상장 소식을 전해왔다. DEx.top은 탈중앙화된 ERC토큰 거래소로 세계 1위 암호화폐 채굴기업인 비트맨(Bitmain)이 인큐베이트했다.

*빅브라더(Big Brother) : 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 체제. 보통 거대 IT 기업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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