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블록체인 3.0 해부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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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등장한 지 10년이 넘었다. 시간이 흐른 만큼 블록체인은 크게 발전을 했는데, 벌써 버전 3.0이 나온 상황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여러 사람에게 알려진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작년 초 가상화폐 시세 급등으로 블록체인이 주목 받은 것을 고려하면, 여러 사람에게 알려진 지는 2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블록체인을 최근 접한 사람에게 블록체인 3.0을 언급하면, “벌써 3.0이 나왔나?” 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는 블록체인이 최근에 나온 것처럼 느끼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술이 등장한 지 10년이 넘은 것을 고려하면, 버전 3.0으로 진화한 것은 결코 빠른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 1.0에서 블록체인 3.0

그럼 이번 기회에 블록체인 1.0에서 블록체인 3.0까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살펴보자. 최초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함께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등장한 블록체인이 1.0에 해당되는 것이다.

2007년 가명 나카모토 사토시는 비트코인을 소개하는 논문에서 블록체인 기술 개념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이를 비트코인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기술 등장과 적용 사례가 동시에 등장한 것이다.

비트코인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이유는, 화폐에 탈중앙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기존의 경제 관점에서, 화폐가 탈중앙성을 가짐과 동시에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비트코인과 함께 10년 전에 등장한 블록체인 (그림 : Pixabay)

원화를 예로 들어보자. 원화의 가치가 있는 이유는, 한국이 이러한 가치를 보증하고 관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이 망한다면, 원화의 가치는 거의 폭락할 것이다. 이는 달러, 엔화 등도 마찬가지이다.

나카모토 사토시는 이러한 한계점을 벗어난 화폐를 개발하기 원했고, 이를 위해 블록체인을 개발해 비트코인에 적용한 것이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자체가 가치를 가지게 하려고 개발된 기술인 것이다.

따라서 블록체인 1.0은 비트코인 가치 제공을 위해 “신뢰성”을 제공하도록 개발되었다. 우선 자금의 투명성을 위해 참여자(노드)에게 거래 내역을 모두 공유하게 했고, 비트코인의 소유 및 거래의 무결성을 위해 증명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나서, 2015년 비탈릭 부테린은 비트코인을 대체할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소개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비탈릭은 비트코인과 차별화를 위해 블록체인 2.0 (혹은 스마트 계약)이라는 기술을 소개했는데, 기존과 다른 점은 자동계약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참고로 블록체인 2.0을 최초로 구현한 것은 비탈릭이지만, 이러한 개념을 최초로 언급한 사람은 컴퓨터 과학자 닉 사보(Nick Szabo) 이다.

블록체인의 자동계약은 이더리움 기반의 거래를 더욱더 편리하게 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탈중앙성을 더욱더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중고 거래를 예로 들어보자.

개인 간에 중고거래를 진행할 시에 중개 기관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사기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블록체인 2.0은 이러한 걱정을 덜게 했다. 화폐에 조건 값을 걸고 충족 시 거래가 성사되도록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구매자는 화폐에 입금 및 사용이 불가능한 조건 값을 입력할 수 있다. 판매자가 중고 물품을 보낼 시에 이러한 조건을 해지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해 2015년에 블록체인 3.0 개념도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다. 블록체인 2.0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개념만 소개됐을 뿐, 관련 기술이 개발된 바는 없다.

멜라니 스완(Melane Swan)이 “블록체인: 새로운 경제를 위한 청사진 (Blockchain: Blueprint for New Economy)”라는 도서에서 블록체인 3.0을 처음으로 소개하였는데, 금융 거래를 뛰어넘어 전 산업에 적용 가능한 개념으로 정의하였다.

실속 없는 블록체인 3.0

멜라니 스완이 블록체인 3.0을 처음으로 소개한 이후, 이러한 용어가 자주 언급되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그런데 문제는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 기관 주최로 블록체인 전문가로 모여 블록체인 3.0 개념을 논의한 적이 있다. 결론은 실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블록체인 1.0과 블록체인 2.0의 기술적 차이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2.0과 블록체인 3.0에는 어떠한 기술적 차이가 없다. 심지어 블록체인 1.0과도 기술적 차이가 없다.

적용 범위를 금융에서 전 산업으로 넓히자는 것이 블록체인 3.0 개념인데, 이는 블록체인 1.0과 블록체인 2.0에서도 가능한 얘기이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2.0 기반의 ‘이더리움’은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문서 인증, 전자 투표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멜라니 스완의 저서에 언급하고 있는 블록체인 3.0 사례 또한 타당성이 없다. 블록체인 3.0 사례로 도메인 서비스 ‘네임코인(Namecoin)’을 언급하는데, 해당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은 블록체인 1.0 기반의 비트코인이었다.

가상화폐와 함께 발전한 블록체인

멜라니 스완의 블록체인 3.0은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뿐, 어떠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럼 현재 블록체인 수준은 2.0에만 머무는 것일까?

블록체인 3.0에 진입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블록체인 1.0과 블록체인 2.0의 구분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가상화폐 등장에 따라 블록체인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블록체인 3.0에서도 보일 전망이다.

현재 비트코인, 이더리움 외에도 여러 가상화폐가 등장했다. 그리고 각기 다른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이오스(EOS)를 들 수 있다. 이오스는 기존 채굴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위임 증명 알고리즘(DPOS)”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화폐 에이다(ADA)의 경우 개발자의 연구 수월성을 위해 체인 간에 이동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외에 아이오타(IOTA), 네오(NEO), 넴(NEM) 등이 기존의 블록체인 2.0에서 벗어난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을 착안하고 있다.

정리하면, 현재 블록체인 2.0을 넘어선 차세대 블록체인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가상화폐와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신규로 등장한 가상화폐 종류가 다양해 블록체인 3.0을 제대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오히려 행복한 걱정거리이다.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한 만큼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록체인 3.0을 여러 블록체인 아울러진 생태계로 정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소개

유성민 IT칼럼니스트

성균관대 행정학 석사를, 서강대학교에서 소프트웨어공학 석사를 졸업했다. 대기업 연구소에서 ICT융합 관련 사업 분야를 연구했고, 현재 보안업체 보안 분석 파트의 장으로 재직 중이다. 블록체인, IT관련 언론 기고와 정부 연구기관 보고서 자문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자세한 소개는 http://blog.naver.com/dracon123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