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명품, 백신까지” 투명한 공급망 관리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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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삼성동에서 만난 템코(TEMCO) 윤재섭 대표. 윤재섭 대표는 CUNY(뉴욕시티대) Stony Brook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일리노어대 어바나 샴페인(UIUC) 회계학 석사 학위을 취득했다. 포스코에서 가치경영센터 재무실, 국제 금융팀 외환 딜러, 주식팀 투자주식관리/편드회계 등 6년 이상 금융 전문가로 활동하다 올해 1월 TEMCO를 공동설립했다. 사진=크로스웨이브 국나린
[인터뷰] TEMCO(템코) 윤재섭 대표

 

“농심이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면 소비자는 믿지만, 중소기업에서 유기농 제품을 내놓으면 소비자는 믿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다이아몬드 등 귀중품의 생산과 이력, 정품 인증 등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이하 서플라이체인) 관리로 고부가가치 산업의 신세계를 연 글로벌 스타트업 ‘에버렛저(Everledger)’.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누구나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투명한 서플라이체인을 확인할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TEMCO(템코)는 비트코인(RSK, 루트스탁기반의 서플라이체인 활용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체다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국내외 중소기업들의 단절된 공급 체인을 연결하고, 소비자와 공급자에게 투명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템코의 서비스로 기업은 자사의 전략적 결정을 도와주는 분석 툴을 활용하고, 소비자는 제품의 생산·유통 과정을 좀 더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템코는 올해 3월, RSK의 첫 공식 파트너사로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뒤, 최근 벤처캐피털(VC)업계 운용자산(AUM) 1위인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의 첫 블록체인 기업 투자 유치를 받으며 성공적인 국내 데뷔를 했다.

크로스웨이브는 지난 5일 서울 삼성동에서 템코 윤재섭 대표를 만나, 템코가 만들어낼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의 미래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의 비전을 들어봤다.

 

Q. 블록체인 기반 서플라이체인 플랫폼 업체가 다양하다. 템코는 어떤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가? 

템코는 ‘비트코인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기술을 처음으로 활용하는 블록체인 회사다. 주로 집중하는 부분은 제품에 대한 공급망, 즉 ‘서플라인 체인’과 기업이 고객에 대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창출, 관리를 원활히 수행하게끔하는 ‘벨류체인’을 연결해서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그 위헤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레이어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타 업체들이 연결에 중점을 둔다면, 우리는 연결 위에 서비스 레이어를 제공하는게 차이점이라 볼 수 있다.

서비스 레이어로는 두 가지, B2B(기업 간 거래) 사이드인 Business Intelligence(BI) 툴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이드인 컨슈머 애플리케이션, 일종의 컨슈머 마켓 플랫폼이 있다.

따라서 제품에 대한 분석과 전략 수립,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 투명성을 확보하길 원하는 중소기업 제조업자들이 타깃이며, 컨슈머 마켓 플랫폼의 경우 20대부터 50대까지 스마트폰에 편리성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공감할 것 같다. 전체 분야로는 명품, 백신, 혈액제제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유기농 신선 제품을 판매 또는 소비하는 층이 주요 고객층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Q. 수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서플라이체인에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적용한다. 템코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적용한 이유가 무엇인가?

데이터와 신뢰성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일단 프라이빗과 퍼블릭 블록체인은 기술적인 개념은 비슷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그 데이터를 공유하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는지, 비 한정되어 있는지다.

블록체인 가장 큰 의미는 이 데이터가 모두에게 공유되고 검증받아서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이 생기는 것인데,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단지 7개 업체가 들어와서 그들끼리 검증하는데 이것이 신뢰성 측면에 유의미한 결과가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데이터들은 사실 프라이빗에 속한 사람들만을 위한 데이터지 일반 소비자가 들어가 사용할 수 있는 분산화된 영역이 아니다. 따라서 데이터 양도 한정된다.

반면,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소비자들은 공개된 정보를 볼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공개된 정보와 자신들만의 프라이빗 정보를 함께 볼 수 있어서 수집하는 데이터 양이 방대해 질 수 있다.

Q. 그렇다면 템코는 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가?

사실, 자체 서플라이 체인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은 대기업은 없다고 보면 된다.

일반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같은 수준의 일반적인 공급망 시스템을 만드려고 하면, 3000억 이상의 비용이 든다. 공급망 마다 각각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다르기 때문에 통합 자체가 큰 비용이고, 이후 유지 보수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 현실 가능성이 없다. 대기업의 경우,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그런 유지 보수에 대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몇 백 억을 들여 자체 프라이빗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은 수많은 데이터를 정형화하고 전략적 포인트를 추출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서플라이체인 구축에 1000만 원 쓰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잘나가는 중소기업을 인터뷰해봐도 데이터 수집이 어렵기 때문에 창고나 물건 납품하는 쪽의 의견을 반영해 감으로 물건을 제작한다.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블록체인의 근간이라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그런 환경을 가져다주는가에 대한 의문이 크다. 저희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기업이 데이터 검증에 대한 비용만 내면 누구나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고, 중소기업도 대기업처럼 연결된 데이터를 보고 제품의 오류, 매출 확인, 전략 분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예정이다.

Q. 기술적인 부분이 궁금하다. 비트코인 스마트 컨트랙트 회사 RSK는 무엇이고, 이더리움이 아닌 비트코인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비트코인 자체는 누구나 알고 있는 개념이다. 가장 많은 노드를 가지고 있고, 블록체인의 하나의 대명사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암호화폐 전송 수단으로만 쓰이고 있지 그 이상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그 이상의 비트코인 에코시스템을 만드려면 스마트컨트렉트라는 기술이 들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스마트컨트랙트가 ‘앱스토어’라면 비트코인 스마트컨트랙트는 ‘갤럭시 스토어’가 되야하는 셈이다. 그걸 제공하는 회사가 루트스탁, RSK라는 회사이고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마이너(채굴자) 80% 이상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가장 유명한 플랫폼이다.

저희도 처음에는 이더리움을 먼저 활용해서 작업했다. 그러나 서플라이 체인을 활용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TPS’와 소비자에게 돌아갈 데이터 검증 비용 절약을 위한 ‘적절한 전송 수수료’,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개발언어인 솔리디티(Solidity)를 활용할 수 있는 ‘호환성’이었고, 그 부분에서 안정적인 플랫폼인 RSK를 선택하게 됐다.

Q.비트코인이 이더리움을 뛰어넘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예상하는지?

물론 시장의 판단이니까 아직은 모르지만, 비트코인에 마이닝하는 일반 유저가 많다. 지금 비트코인 스마트컨트랙트의 가장 근간은, 전송 수수료를 비트코인으로 받는 것이다. 그만큼 수많은 트랜젝션이 비트코인에 들어오게 되고, 일반 유저 입장에서도 훨씬 더 많은 보상을 비트코인으로 받을 수 있는거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이라는 큰 시장에 스마트컨트랙트가 얹어지는 거니까, 비트코인 유저들의 니즈와 맞물려 시장 자체가 커질 수밖에 없는 형태라고 생각한다.

현재 RSK 안에서 빌드하고 있는 디앱(dApp·분산형 애플리케이션)은 60여 개다. 올해 말쯤에는 더 많은 업체가 유입돼 생태계를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Q. RSK의 첫 공식 서포트이자 첫 아시아 파트너사, 그리고 한투파가 처음으로 블록체인 투자를 결정했다. 선택을 받기도 어려운 과정이 있었을 것 같다. 

물론 힘든 과정이 있었다. RSK의 경우, 준비 기간만 4개월 정 소요됐다. 올해 초 뉴욕 컨센서스에서 만나 저희 프로젝트를 소개했고, 이후 저희가 RSK의 본사가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서 최종적인 필드 테스트를 거쳐 3월 공식 파트너가 됐다.

RSK는 실현 가능한 블록체인을 원했고, 저희 역시 1~2년안에 현실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로 실생활에서 접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지향점이 맞았다. 덕분에 저희가 RSK의 첫 공식 서포트이자 첫 아시아 파트너, 그리고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ICO도를 하는 업체로도 첫 번째가 될 수 있었다.

한투파 역시 실사부터 법적 절차 등 모든 과정을 합법적으로 거쳐야 했기 때문에 투자 성사까지 6개월이 걸렸다.

Q. 아르헨티나에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아르헨티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났다. 아르헨티나가 농산물이 강한 나라다 보니, 식품을 동결 건조해서 수출하고 싶어한다. 그쪽에서 저희에게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응용해서 실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문을 구했고, 만남을 가지게 됐다.

Q. 머지않아 아르헨티나에서 템코의 기술을 볼 수 있게 될까?

계속 진행이 될 것 같다. RSK 쪽에서도 중간에서 과기부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

Q. 사업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나?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될 템코의 서비스가 궁금하다.

현실 가능성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년 2-4분기에 국내에서 먼저 서플라인체인을 적용한 컨슈머 애플리케이션인 ‘럭셔리 마켓 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명품 시장은 글로벌 7위, 14조 원 규모로 가장 큰 시장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명품 마켓도 급성장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진품 담보를 못한다. 온라인 마켓에서 소비자 보상 계약을 한다고 해도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피해를 소비자가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블록체인을 통한 귀금속 공급망 관리 스타트업 에버렛저를 예로들면, 다이아몬드의 생산 과정과 이송, 증명서, 소유권까지 소비자에게 넘겨주는 작업을 한다. 우리나라 명품 시장 역시 블록체인 서플라이체인이 접목되면 많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후 내후년까지 기업을 위한 BI 툴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Q. 템코가 보는 국내 블록체인은 어떠한가?

해외에 있으면서 느끼는 점은 한국에 대한 블록체인 이미지가 굉장히 크다. ‘한국의 시장은 어때?’ ‘한국의 제도권은 어때?’ ‘블록체인 기술 어떻게 개발되고 있어?’ 등 모두 한국만 쳐다보고 있다고 느낄 정도다. 지금처럼 한국이 블록체인의 허브라는 생각 들 정도로 좋은 발판이 마련됐을 때, 이를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따라서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그 안에서 산업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안되다보니까, 블록체인 산업으로 무언가 하고 싶어도 먼저 나가서 할 수 없는 환경이 된다. 블록체인 산업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서 국내 제도권 안에 진입할 수 있는 근간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Q. 앞으로 템코의 글로벌 전략은?

템코의 경우에는 해외에서 한국으로 재진입한 전략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성장과 팽창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저희 사업이 먼저 도입되는 게 나쁘지 않다.

이와 동시에 해외에서 영향력있는 글로벌 투자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저희 팀 인력구성이 한국인처럼 보이지만, 반은 미국인이기 때문에 글로벌한 경쟁력을 쌓아가는데 큰 무리가 없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경쟁력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