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 로드맵 못 지킨 ICO, 사기죄 성립될까?…”합리적 판단 근거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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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블록체인 회사의 백서 로드맵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까지 메인넷 런칭을 해야한다. 하지만 현실상 A 회사가 이 일정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A 회사 ICO(가상통화 공개)에 참여했던 이들이 있다면 충분히 불만을 내비칠 상황이다. 애초 개발 계획을 번복하게 된 A 회사. ‘사기죄’에 해당될까? 이 질문에 이현섭 법무법인 세움 변호사는 “사기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ICO 관련 약속한 부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부분에 있어, ICO 참여자들이 법적으로 책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7일 오후 1시 법무법인 세움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ICO 이후, 당신의 사업은 안전한가요?’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현섭 변호사는 ‘자금 모집 후, 가장 두려운 ‘사기죄”에 대해 발표했다.

ICO는 사업자가 블록체인 기반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통화로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정부 규제 불확실성, 프로그램 개발 지연 등으로 백서 기반 로드맵이 지연되는 사례, 가상통화 거래소 상장 가격을 밑도는 코인, 프로젝트 실패로 상장 폐기 코인 등 여러 사례가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이현섭 법무법인 세움 변호사

이와 관련 ICO 참여자들의 불만은 바로 ICO 프로젝트 팀에게 향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애초 의도치 않게 실패로 끝나게 될 경우 해당 팀 또는 기업 또한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이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 변호사는 이날 ICO 이후, 사기죄로 내몰릴 수 있는 리스크 사례와 대처법을 다뤘다. 사기죄는 사기를 통해 취득한 이득 규모에 따라 벌금과 징역이 구분된다. 사기 금액이 50억 원을 넘게 되면 ‘5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 이 변호사는 “ICO를 할 때 금액이 통상 수십억~수백억 규모”라며 “ICO 프로젝트가 ‘사기’로 확정 및 판단된다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백서에 따른 로드맵 계획이 지연되는 사례에 대해 이 변호사는 “ICO 당시 프로젝트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며 ‘고의’가 없음을 주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기죄는 ‘고의’가 있어야 성립될 수 있다. ICO 프로젝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애초 프로젝트 목적이 그렇지 않음을 설득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때 외부로 드러난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고의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백서에 따른 로드맵 변경이 있을 시,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에 대한 합리화, 정당화 근거를 구체적으로 남겨야 문제가 됐을 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해외에 있는 사기죄 리스크에 몰린 국내파 ICO 업체들은 어떻게 될까. 형법 제3조에 따르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 이를 들어 이 변호사는 “대표가 한국인일 경우, 해외에서 ICO를 진행했을지라도 형법 제 3조에 해당돼 ICO 업체 대표, 임원진, 경영인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ICO 팀원 구성, 특히 자문가 및 파트너십에 대한 투명성도 강조됐다. 이 변호사는 “ICO는 해당 프로젝트의 모든 자료를 바탕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학력 위조 등이 드러날 경우 이를 ‘기만’으로 여길 수 있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